학생부 종합전형(학종)은 단순한 내신 경쟁이 아닌, 학생의 전반적인 성장과 활동을 평가하는 전형으로 수시 입시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교육정책의 변화와 학부모, 수험생들의 우려, 그리고 공정성 논란 등으로 인해 학종도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최근 몇 년간 이루어진 학생부 종합전형의 변화 흐름과 핵심 요소를 분석하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전략을 제시합니다.
1. 자기소개서 폐지와 학생부 항목 간소화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자기소개서의 폐지입니다. 2024학년도부터 모든 대학에서 자기소개서를 받지 않기로 하면서, 수험생의 서류 준비 부담은 줄었지만, 동시에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중요성은 극대화되었습니다. 그동안 자기소개서는 학생이 자신의 활동을 직접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지만, 이제는 학생부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또한 학생부 항목 역시 간소화되고 있습니다.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은 여전히 핵심 평가 요소로 남아 있지만, 비교과 활동의 기재 항목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창의적 체험활동 중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등은 여전히 기재되지만, 기록 방식의 표준화가 진행되며, 과거처럼 과도하게 자세한 기술은 지양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록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향으로 풀이됩니다. 일부 학교의 교사가 특정 학생에게 유리하게 세특이나 활동 내용을 작성해준다는 이른바 ‘스펙 몰아주기’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며, 교육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학종의 신뢰도는 높아졌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더 투명하고 구조화된 준비 전략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2. 교과 이수와 전공적합성 중심 평가 강화
학종은 본질적으로 ‘과정 중심’ 평가입니다. 단순한 결과나 성적보다, 학생이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과정을 통해 성장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학종의 핵심 철학입니다. 이러한 평가 방향은 최근 더욱 명확해졌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강조되는 것은 전공적합성입니다. 2025학년도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는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입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에 맞게 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하게 되며, 대학은 이 선택 과정을 통해 학생의 전공 관심도와 준비 정도를 평가합니다. 예를 들어 생명과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생명과학Ⅱ와 같은 심화 과목 이수 여부가 전공적합성을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교과 이수의 깊이와 연계성도 주요 평가 요소입니다. 단순히 다양한 과목을 이수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계열의 과목을 어떻게 심화하고, 그 내용을 비교과 활동과 어떻게 연결지었는지가 평가됩니다. 따라서 무분별한 과목 선택보다는 전략적 이수 계획과 활동 연계가 중요합니다. 이외에도 교내 연구 활동, 독서 이력, 주제 탐구 활동 등은 여전히 중요한 정성 평가 항목으로 남아 있으며, 해당 활동들이 단편적이지 않고 하나의 학습 스토리로 연결되어야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활동들을 수행 과정 중심으로 기록하는 교사 평가의 비중도 늘어나고 있어, 수험생은 단순한 참여보다 실질적인 ‘의미 있는 경험’을 쌓는 것이 필요합니다.
3. 면접 방식과 평가 도구의 변화
학종 전형에서 면접은 여전히 중요한 단계입니다. 과거에는 대학별로 개별적이고 자율적인 형태로 운영되었지만, 최근에는 공정성 확보를 위한 면접 표준화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블라인드 면접’이 전면 도입되면서, 면접관은 학생의 이름, 학교, 지역 등 기본 정보를 알 수 없도록 되어 있으며, 오직 제출된 서류와 면접 응답 내용만으로 평가를 진행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겉으로는 공정성을 담보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학생의 사고력과 자기표현 능력, 논리력 등을 더욱 정교하게 요구하게 됩니다. 특히 ‘제시문 기반 면접’이 확대되며, 단순 암기형 질문보다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확인하는 질문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일부 대학은 서류 기반 면접에서 면접평가 체크리스트를 공개하거나, 평가 항목별 배점 기준을 사전에 안내하는 등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수험생은 면접 준비 시 자신의 학생부 내용을 다시 구조화해보고, 예상 질문에 대한 핵심 논리를 명확히 정리해두는 훈련이 필수입니다. 더불어, 학생 스스로를 설명할 기회가 줄어든 만큼 교사의 기록과 평가가 면접에서도 간접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교사와의 소통, 수업 및 활동에서의 적극적인 태도는 학생부 기록의 질을 높일 뿐 아니라, 면접에서의 간접 인상으로도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결론
학생부 종합전형은 변화하고 있지만, 그 핵심은 여전히 ‘학생 중심’과 ‘과정 중심’입니다. 자기소개서 폐지, 항목 간소화, 평가 표준화 등의 제도 변화 속에서도 대학은 진정성 있게 성장한 학생, 그리고 진로와 학습의 연계성이 명확한 학생을 선호합니다. 제도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방향성과 학습 동기를 구축해가는 것이 성공적인 학종 준비의 핵심입니다.